떡볶이

(안타까움에 눈물이 나.) 리얼스토리 눈에 소개된, 서촌 99세 할머니 떡볶이를 먹어봤더니 -금천교시장 할머니 떡볶이

[유치찬란] 2015. 5. 18. 07:37

 

 

 

 

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2015년 5월 14일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금천교 시장 안, 한 평 남직한 공간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팔고 있는 99세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 개성의 부잣집 딸로 태어나 명문고를 졸업한 김 정연 할머니는 6.25전쟁 때 남편을 잃었고. 노모와 자식을 돌보게 되면서 하게 된, 의류사업의 수금 때문에 서울에 내려왔다가. 분단이 되어 혼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서촌에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개성 갈 날을 기다리며 행상을 하고 있던 할머니를 안타깝게 여긴, 한 아저씨의 도움으로 본인 건물의 한 곳에 자리를 무료로 내어주어. 월세 걱정 없이 떡볶이 장사를 할 수가 있었다는데요. 주인아저씨가 돌아가신 후. 아드님이 그 건물을 관리하게 되었고. 주인(아드님)의 배려로 (서촌 세종마을 음식거리로 지정되면서 한 평에 5천만 원 이상의 금 싸래기 땅이 된 곳이지만), 1992년에 처음 계약한 7백만 원의 보증금만으로 30년 넘게 계속 장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게가 아닌, 집(주거 공간)의 주인이 바뀌면서 보증금이 너무 올라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 때문에 방 구하기가 어려워) 게 건물주인(아드님)의 허락을 받아. 창고로 사용하던 곳을 주거공간으로 바꾸려고 공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데요.  이웃주민의 움직임이 이전 같지가 않았다고 합니다. ' 건물 내 새로 이사 온, 이웃주민의 반대로 공사는 중단되었고. 안정상의 문제 등. 시끄러 움이 생기자. 건물주인(아드님)이 오래된 목조 건물에 대한 관심이 생겨. 리 모델링 (공사) 얘기가 나오게 되면서. 건물 내 다른 상인들은 밖으로 나오게 될까봐 걱정이 생기게 된 상황이 되었고. 할머니는 나 때문에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다고.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북에 남기고 온, 자식들 생각에 먹지 않고, 쓰지도 않고 아껴 모아놓은 재산을 등록금이 없는 학생에게 기부하는 등. 서촌에서 66년 모은 재산 모두 남을 위해 기부하며 살아오셨는데. 이제 떡볶이를 팔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연에 눈시울이 젖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방송을 보고 오랜만에 찾아가봤습니다.

 

 

2015년 5월 15일 방문하다.

 

금천교 시장(적선시장) 안의 작은 공간. 그 안에서 99세 할머니를 다시 뵐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왔다고. 인사를 드리자. '나 기억 못해' 그러시면서 할머니는 어제 텔레비전 봤냐며. ' 어제 텔레비전보고 많이 서러왔다. 행상을 하면서 이리 쫓기고. 저리 쫓겨도 눈물이 안 났었는데..'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까움에 저는 '너무 걱정 마세요. 방송도 나오고 알려졌으니. 일이 잘 풀리실 것이에요.'라고 대답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나 예전에는 밍크코트도 있었다. 이곳에서 밍크코트에 비고 자다가 헤어지고 없어져서. 고무신을 비고 자곤 했었는데. 그렇게 이곳에서 60년 넘게 지내면서도 서러웁지가 않았는데 너무 서럽다. 남편도 버리고. 자식도 버리고. 나 혼자 이렇게 살고 있는데.. '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셨고요.

 

 

 

그러시면서. 왔으니 떡볶이 먹고 가라고. 만들어 주셨습니다. 방앗간에서 빼온 쌀떡으로 양념간장을 이용해 떡볶이를 만들어 주셨는데요. 이곳은 *서울식 간장 떡볶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지금까지 유지해 온 곳입니다. ' 개성에서 정월에 조랭이 떡도 해 먹고. 고기도 먹잖아. 남은 고기 양념으로 조랭이 떡을 볶아 먹으면 맛이 좋아. ' 서울에서는 간장 떡볶이로 그 맛을 내는 것이야.' 라고 말해주시면서. 예전에는 간장 만으로만 했는데. 지금은 고급이 되어서. 양념간장을 써야해.' 라고. 이어 말해 주십니다.

 

* 참고로. 통인 시장 內 간장 떡볶이(기름 떡볶이)를 파는 곳들은 모두 주인이 두 번 또는 세 번 바뀌었습니다.  조리법도 개량된 것이고요.

 

 

방송에서 방앗간 아저씨의 ' 43년 동안 좋은 쌀로 떡을 만들어 드리는데. 전 주인부터 떡을 만들었으니. 50여년 꽤 오랫동안 떡볶이를 만드신 것이다.' 인터뷰가 있었는데요. 아침마다 반말씩 뽑아 오는 쌀떡에 간장을 넣고. 무쇠 솥에 지지듯 볶아내어 완성해내는 날식 떡 볶음인 것입니다.

 

5년 전 방문 때 찍었던 사진.

 

 

 

다 만들어진 간장 떡볶이는 이곳에서 이쑤시개로 떡을 찍어먹으면 되었는데요. 2천원어치. 3천원어치 떡볶이 양은 정해진 것 없이. 어느 정도 먹으라고 할머니가 정해 주셨고요.

 

' 양념간장의 짭조름함이 느껴지는, 오묘한 할머니의 손맛과 함께 재료의 맛! 쌀 떡 맛이 잘 느껴지는 떡볶이입니다. '

 

 

 

포장도 해 와서 먹었는데요. 5천원을 드리니. '천원 줘야 하는데. 잔돈이 없다고 하셔서. ' 아뇨. 괜찮습니다. 떡볶이 맛있어요! 다시 또 오겠습니다. 건강하시고요. ' 라고 대답하고 인사드리니. 할머니는 고맙다고. 인사를 받아주시네요.

 

 

 

방송 후  제가 첫 손님이었는데요.  아침 일찍 가서 할머니를 슬프게 해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단 때문에 와 자식을 두고 온 마음의 짐. 그 무거운 아픔을 간직한 체. 이곳에서 떡볶이로 삶을 일궈  오신 것이었는데.. 방송 후 일이 잘 해결되어 할머니 집도 마련되고. 떡볶이도 계속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셔서 오래도록, 우리들에게 떡볶이를 맛보이게 해 주시고요.

 

 

 

영업시간 오전 9시~ 오후 6시

주소      서울시 종로구 내자동 금천교 시장 內

연락처   無

 

 

에필로그

 

2012년 2월 경 K 방송국. 보도국(아침 뉴스) 소속의 작가님에게 전화통화로 이곳을 얘기해 준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서. 이곳 대신, 통인시장 떡볶이를 취재. 방송한다고 말해주더군요.  유명하지 않아서 이렇게 사람들에게 외면도 당해야만 했던 이곳. 사실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곳이고.  (17세기 경 파평 윤씨 가문의 궁중 떡 볶음이 유래되어 오늘날 떡볶이로 변화된 것이라는 문헌상의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는 이렇게 생계를 위해  양반음식이었던 떡 볶음이) 오늘날, 서민음식 떡볶이로 바뀌게 된 큰 영향이 있는 곳인데 말이죠. 저 또한 반성을 하며. 자주 찾아뵈어야겠습니다.

 

* 당분과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떡볶이는 열량도 높아서 반복 섭취 시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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