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종로 3가 (옛.
단성사 뒷골목)에 위치한 간판 없는 분식집인 '만나분식'은 25년 넘게 재래식 쌀 떡볶이와 매운 김밥을 팔아 유명해
진 곳입니다. 작년에 이미 몇 번 가 본적 있는 곳인데요. 좋은 쌀로 만든 쌀 떡 맛이 잊혀 지지 않아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2015년 5월 21일 방문하다.
단성사 뒷골목 끝, 모퉁이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허름했던 공간. 작년과 달리 보관하는 튀김 위에 덮개를 씌우고 있어 (개선되어) 작년 방문 때보다는 첫 인상이 괜찮았습니다. 이곳은 간판이 없는 곳이었지만, (주인 아드님의 친구가 군대에서 만들어 준) 메뉴판에 적힌 상호로 맛나 분식으로 불리고. 알려진 곳입니다.
▲ 메뉴판
새벽 6시부터 (김밥) 손님을 받는 곳이지만, 떡볶이는 오후 3시 딱, 한 판만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에 시간 맞춰 오후에 찾아가는데요. 아직 떡볶이를 만들지
않은 상태여서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방앗간에서 당일
빼온 쌀떡에 어묵을 넣고. 고추 가루로 만든 양념장과 꽤 많은 대파를 더해 만들고 있었는데요. 최소한의 물(한 두 컵정도)만 넣고 만들기 때문에. 20여분 떡볶이 판 앞에 서서 볶아내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었습니다. '힘들지 않으세요?' 주인할머니께 여쭤보니. 주인할머니는
'오래전부터 해 와서 괜찮아. 이 자리에서는 21년째지만, 떡볶이는 30여년 만들었고.
옛날부터 이렇게 볶아내어 만 들었거든.' 하고 대답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20여분 기다린 후 완성되어 먹을 수 있었던, 떡볶이 1인분입니다.
떡볶이를 먹어보니. 작년 방문 때와 달리 (매운 맛) 매콤함이 있었고. 청량감(시원함)이 느껴지는 달콤한 맛 속에 어묵이 더해진 감칠맛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서울에서 맛보기 힘든 쌀 떡볶이. 좋은 쌀을 방앗간에서 재래식으로 뽑아낸 떡 질감은 변함없이 꽤 좋았습니다.
매운 김밥도 먹어봤습니다. 좋은 쌀로 만들어낸 김밥은 밥맛이 좋았고. 먹을수록, 김밥 재료와 함께 볶아낸 통 고추의 매운 맛이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 이곳 근처의 모습을 담기 위해 다음 날 오전 다시 방문을 했었는데요. 서해안
간척지 쌀로 만들었다는 밥이 뜨거울 때 (갓 진 밥의) 김밥을 먹어보니. 좋은
밥맛이 도드라지면서 여러 재료와 함께 느껴지는 * 통 청량고추의 매운 맛이 기분 좋게 느껴졌습니다. (* 매운 음식을 못 먹는 분들이 쓰읍~하며 매워할
정도)
갓 지어진 밥으로 만든 김밥은 재료간의 맛 균형을 봤을때.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진 전국 3대 김밥이니 최강달인 김밥이니 하는
음식도 결코 부럽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모두
먹어봤었거든요.)
재미있었던 것은 (제가 먹는 동안) 근처 떡 박물관에서 근무한다는 아저씨가 '오늘 비번인데 새로 온 직원이 있어 사간다.' 고 하면서. 떡볶이를 포장해갔다 것이었는데요. 10년 째 단골이라면서 ' 이곳 떡볶이와 김밥이 아니면 안 먹는다.' 고 얘기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 매일 떡을 먹을 텐데
떡볶이와 다른가봐!' 라며 맛있다고 찾아주어서 고맙다고 얘기해주는 주인할머니의 말이 흥미로 왔고. 재미있었습니다.
첫 방문 때는 5천 원 (떡볶이와 매운 김밥). 둘째 날은 4천원 (매운 김밥 2개) 계산했습니다.
만나 분식 총평
좋은 쌀로 만든
(떡 등의)
재료에 정성을 더 해 만든
떡볶이는 재료의 (떡)맛이 잘 표현되고 있었고.
매콤함과 청량감이 느껴지는 달콤함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보통 맛과 매운 맛으로
선택해 먹을 수 있었던 김밥은 밥 맛 등 재료의 맛이 잘 표현되고 있었고요.
영업시간 일요일 휴무
평일 새벽 6시~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
*떡볶이는 평일에만 판매 오후 3시 이후
주소 서울시 종로구 봉익동 22-2
연락처 02- 3675-2110
에필로그
지난 주 *
황 교익 칼럼리스트의 떡볶이에 대한 글을 흥미롭게 봤었습니다. 2009년 농림수산부 산하
기관(떡볶이연구소)에 의해 남아도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시작되었던, 떡볶이의 세계화 정책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을 통해서 전체적인 우리나라 음식
문화와 정책을 뒤돌아 보게 한 글이었는데요.
사실 ' 떡볶이의 세계화' 취지 속에는 상업적인 목적이 숨어 있었습니다.
남아도는 쌀을 소비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떡볶이 연구소 소장님인 이 상효 박사님이 2009년도에 저에게 이야기 하였듯 )
체계적이지 못 한 부분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이렇게 상업화되어지는 음식 문화의 비판. 그 문화를 아무 의식 없이 동조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언급한 황 교익 칼럼리스트의 글은 일정부분, 공감도 되었던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 글에는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분명 황 교익 칼럼리스트의
주장이 맞기도 하지만, 떡 탕, 떡 전골에 가까운 오늘 날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화된 떡볶이(음식
문화)를 잘 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하지만, 비판만 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요.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통용되어지는 용어가 익숙하고.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 당신이 먹고 있는 떡볶이는 떡볶이가
아니다.'라는 주장은 모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는 거죠.
물론, 글의 문맥 상. 떡볶이 문화를 우리의 음식 문화를 대신 에둘러 표현 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내용이 아닌, 말하자고 다른 뜻이 숨어있는 것도 보이기도 하기에 좀 더 생각해 보고. 토론 할 필요는 있어 보이는 주제의 글이기도 했습니다.
떡볶이 산업의 대형화. 프랜차이즈화가 되면서 떡볶이가 점점 공장 화. 인스턴트 화 되어가는 현실에 떡볶이의 천편일률적인 맛! 획일화 되어가는 맛에 대한 우려가 있고. 점점 자극적인 맛으로 길들여지는 우리들의 모습.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서..
어찌되었든. 이곳 떡볶이는 황 교익
선생님도 좋아할 만한, 당일 빼온 품질 좋은
쌀떡을 팬에 오랜 시간 볶아내어 완성해내는 떡볶이였네요.
* http://storyball.daum.net/episode/13149 다음 스토리 볼 황 교익 칼럼리스트의 글 참고.
* 당분과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떡볶이는 열량도 높아서 반복 섭취 시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