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조선옥'은 2015년 9월 6일 일요일에 방영된, 먹거리X파일 '착한 칡 냉면' 편에서 진짜 칡이 들어간 면과 정직한 재료로 냉면을 만들어 내어 *별점 네 개의 착한 식당에 선정된 곳입니다. 방송 전에 이곳이 착한식당에 선정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찾아가봤습니다.
* 방송이 개편된 후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를 표방하며) 식재료, 맛, 위생, 서비스, 음식에 대한 정성과 철학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별점 다섯 개의 착한식당. 별점 네 개의 착한식당으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곳은 냉면 육수에 소량의 조미료가 들어가 별점 네 개의 착한식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2015년 9월 5일과 6일 오전 10시 방문하다.
계양역에서 멀지 않은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영업시간 전에 방문. 아직 손님은 없었습니다.
홀 안을 살펴보니. 100년 되었다는 칡이 눈에 띄었고, 방송(생방송 오늘 아침)에 소개되었다는 액자도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MBC 방송 소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채널A 제작팀도 오게 되었다는데요. 위에서 언급했듯 잠입 취재와 검증을 통해서. 별점 네 개의 착한식당이 된 곳입니다.
이곳 냉면의 특징은 칡 전분 30%에 메밀가루 5%로 색을 입히고. 첨가물 없이 고구마 전분으로 면의 식감을 좋게 한다고 하는데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면에 사용되는 칡이 섞인 가루를 먹어보니. 의외로 쌉싸래한 맛이 없었고. 입 안에서 오곡가루(미숫가루)같은 구수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양념 다데기와 육수에 들어간다는 (생) 칡을 먹어보니 칡의 쌉싸래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칡 재료 자체에는 특유의 향이 있지만, 전분 화되면서 그 맛이 사라진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참고적으로 면을 만들기 위해 칡을 전분 화 시키면, 색깔은 하얀색에 가까워! 우리가 흔히 알고 먹는 칡 냉면의 검붉은 색깔의 면은 칡 때문이 아니라 색을 입힌 것이라는 거죠! 흔히 카카오 분말, 캐러멜 색소, 볶은 보릿가루, 볶은 메밀가루 등으로 색을 입힌다고 합니다.
▲ 좌: *인도네이시아산 칡 전분이 섞인 가루 우: 육수에 들어가는 국내산 칡
*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산 칡 전분은 상품성이 떨어져서 (면에 사용되는) 국내산 칡 전분을 만드는 제분 회사가 없다고 합니다. 이곳처럼 30% 칡 전분을 함유 하려면, 한 그릇에 몇 만 원 이상을 받아야 가능한데. 이 마저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고. 칡 면을 만드는 노하우가 없어 이렇게 30% 칡 함량을 넣어 만드는 곳은 없다고 사장님이 얘기해 주시네요.
국내산 육우의 설 깃 부위와 닭(발), 대파 등으로 칡 냉면 육수를 만드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메뉴 중. 칡 물냉면을 주문했습니다.
▲ 메뉴판
먼저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칡 면부터 먹어봤는데요. 맛을 보니. 혀를 툭 치고 터지는 것 같은 쌉싸래한 향 내음이 느껴졌고. 이내 구수한 향이 입 안에 퍼져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칡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면은 정말 처음이었는데요. 면의 식감은 치아에서 오돌오돌 씹히면서 이내 부드러워져 스르륵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함흥냉면도 평양냉면도 아닌 중간 단계의 독특한 면 식감.
칡 면을 만드는 과정이 흥미로 왔던 것은 칡이 전분 화 되면서 특유의 맛이 사라지다가 면으로 익혀져 나오면, 그 맛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온 육수와 함께 물냉면이 제공되었습니다.
* 온 육수의 맛은 참 독특했는데요. 단 맛과 함께 산미라고 말하기 애매모호 한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맛(분유?)이 느껴져서 주인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이 온 육수는 예전의 오장동 방식이라면서 (오래전 오장동 할머니 집에서 원천 기술을 배웠던 것.) 사골 육수에 염(간장)을 더하면 삭혀지는 원리에 몇 가지를 더 해 만든 것이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 뜨거울 때는 단 맛이 감싸는 독특한 육수향이. 식었을 때는 짠 맛이 도드라지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 온 육수는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칡 물냉면입니다. 기본적으로 양념이 들어간다고 해서 빼서 주문해봤습니다. 물냉면은 얼음 육수에 채소, 설 깃 부위의 고기, 깨가 더해져 제공되었습니다. 다진 깨가 꽤 많이 보였습니다.
먼저 맑아 보이는 냉면 육수를 먹어보니. 강하다 싶은 단 맛이 입 안을 감 돌았고. 뒤 여운에 시원함이 느껴지는 향긋한 육수의 맛이 느껴졌습니다. 살얼음이 떠 있던 육수는 (무더운 한 여름에 먹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꽤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그릇에 뭉쳐져 올려 진 칡 면을 육수에 살살 풀어서 먹어봤습니다. 얇았던 칡 면은 치아가 움직임에 오돌오돌함이 느껴지다가 몇 번 씹기도 전에 이내 부드러워 졌고. 뒤 여운에 구수함이 은은하게 느껴졌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칡 면이 퍼진다기보다는 부드러워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 맛이 감도는 차가운 육수 때문인지 칡 향내음이 나는 면 맛이 (삶아진 면을 그냥 먹었을 때보다) 덜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뒤 여운에 칡의 쌉싸래함이 면에서 느껴지기는 하지만요.
신선함이 느껴지는 오이, 배등과 면을 함께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청량한 단 맛이 더해져 먹는 만족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원래대로) 양념장을 더해 먹어보니. 청량감이 느껴지는 칼칼한 매콤함이 *육수의 단 맛을 가려주면서 육수에 숨어있던 칡 향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는데요. 왜 많이 넣었지? 하며 의아해 했던 으깨진 깨의 고소함이 매운 맛을 또 다스리듯 중화시켜 (대중적인 입맛을 기준으로) 비교적 잘 어울려지는 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 감칠 단 맛을 줄이고. 양념(중국산 깨와 다데기)을 줄여 좋은 재료인 면과 육수의 맛을 더 도드라지게 했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주인아저씨는 '칡 냉면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입맛이 있기 때문에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 라고 언급해주기도 했습니다.
냉면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꽤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육향이 느껴지는 설 깃 부위의 고기는 부드러 왔습니다.
칡 비빔냉면도 추가 주문해 먹어봤습니다.
칡 비빔냉면을 먹어보니 일반적인 함흥냉면처럼, 양념 맛이 느껴진 후 면이 입 안에 남아 계속 씹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입 안에서 치아의 움직임에 면이 부드럽게 넘어간 후. 양념의 매운 여운이 입 안에 남아 있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부드럽고 깊게 느껴지는 매콤한 *양념장은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비빔 양념장은 사골 육수와 배 등의 과일, 채소에 간장, 물엿, 고추 가루를 섞어 만들고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완성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물냉면과 마찬가지로 오이, 배 등의 채소와 함께 면을 같이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청량한 맛이 더해졌습니다.
느낌
냉면 업에 종사하면서 (한식 24년, 냉면 15년) 왜! 진짜 칡을 넣은 냉면은 없을까? 라는 안타까움에 9년여 전부터 생각하고 준비를 해 왔다고 하는데요. 그동안의 노력과 투자에 대한 것을 아내에게 보상이라도 하게 되듯, 착한 식당에 선정되는 방송 일이 사장님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방송 예고편에서 황 광해 음식 평론가께서 진짜 칡 냉면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하였듯. 불 가능했던 진짜 칡 냉면을 이곳 사장님의 노력과 정성으로 가능하게 만들어 낸, 특별한 칡 냉면이었네요.
팁
향수를 뿌린 듯 독특한 향내 음을 품고 있는 이곳 칡 면은 물냉면을 먹을 시 면을 육수에 풀기 전에. 비빔냉면을 먹을시 양념장에 비비기 전, 면만 먼저 먹어본다면 칡 면 본연의 맛을 빠르게 이해하고. 쉽게 느낄 수 있어. 총 2만 8천원 계산했습니다.
* 칡은 갱년기, 골다공증, 당뇨 등의 증상 개선과 중금속 배출 등의 효능이 있고, 찬 성질이 있어 여름철에 특히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업시간 매주 월요일 휴무
오전 11시~오후 9시 (재료 소진시 까지)
주소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605-4
연락처 032-546-1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