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떡의 미학'은 천연재료로 떡을 만들어 착한 식당으로 선정 된 곳입니다. 방송 후 선물용 떡을 구입하기 위해 자주 들렸던 곳이었는데요. 이번에도 간단한 선물용 떡을 구입하기 위해 재 방문을 했습니다.
2014년 9월 4일, 5일, 6일 방문하다.
오랜만에 방문해보니. 떡을 구입하기 위한 손님들이 영업시작 전 부터 줄 서 있었습니다. 저도 함께 줄을 서며 이야기 해보니. 한가위 명절에 사용 할 떡을 구입 하러 온 분도 있었고. 선물 용 떡을 구입하기 위해 분들도 있었습니다.
떡 집 안에 들어서자. 선조들이 사용했을 기름 틀, 돌 떡 매와 돌절구, 떡 안반 등의 옛 물건들이 먼저 저를 맞이해 주고 있었는데요. 여러 가지 옛 물건을 볼 수가 있어 떡집이라기보다 작은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옛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단순히 절구통과 떡 안반 위에 떡을 올려놓고 판매를 하는구나! 라고만 생각 했었는데요. 3백년 넘은 소나무 통으로 만든 절구 통, 제주도 벚꽃 나무로 만든 벚꽃 절구 통과 그 안에 보관하고 있는 떡 살 등 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를 아우르는 옛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6.25 한국전쟁을 통해 맥이 끊어졌던 전통 떡 도구들을 찾아 나서고. 그 도구를 이용해서 전통을 이어나가야겠다는 사명감에 옛 방식 그대로 떡을 만들고 있다고. 이번에 처음 뵙게 된 착한 떡 집 사장님이 말씀해 주시네요.
▲ (가운데 아래) 제주도산 벚꽃 나무 절구통
▲ 3백년 이상 된 소나무 절구통
▲ 고려시대, 조선시대, 현대에 이르는 떡 살 등의 여러 도구
이곳 떡은 전화 예약 위주로 판매를 하고 있었고. 매장에서는 소량의 떡만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좋은 떡 맛을 위해 최상의 재료만을 고집하고.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루 만들 수 있는 양이 한정 적 일 수밖에 없다는 말을 사장님을 통해 다시 한 번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번 방문 시 전시 판매되고 있었던 떡입니다.
▲두텁떡 개당 2천5백원
이곳을 촬영하거나. 선물용 떡을 구입하기 위해 그리고. 먹어보기 위해 꽤 많이 방문했었는데요. 처음으로 송편을 보게 되서, 다른 떡들과 함께 구입했습니다.
송기, 쑥, 맵쌀, 치자, 오미자로 만든 한 입 크기의 오색 송편 입니다. 녹두 소로 만들어졌고요. 송기송편은 소나무 나무껍질로 뜯어낸 후 속살을 삶아내어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귀하고, 쉽게 맛 볼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극소량만 만들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쉽게 구입 할 수가 없는 떡이었습니다. 저도 송편을 맛보기 3일 연속 방문 하게 되었네요.
송기송편은 입 안에서 오래 씹어야 만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요. 생각보다 맛이 강하지 않았고 씁쓸한 맛을 살짝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거 배고팠던 시절 나무껍질을 뜯어먹었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송기송편을 통해 전해 느낄 수가 있었고. 오미자 송편을 먹어보니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입 안 가득 느껴졌습니다. 치자 송편은 녹두 소의 맛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었고요. 쑥 송편은 진한 쑥 향이 느껴졌습니다.
▲ 왼쪽에서 부터 백, 쑥, 송기. 치자, 오미자 오색 송편
팥고물이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두텁떡입니다. 마른듯하면서도 촉촉하게 다가오는 팥고물의 구수한 달콤함과 식감이 남 달랐던 찹쌀의 쫄깃함, 대추, 밤, 잣, 계피가루, 유자청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었는데요. 이상하게 이번에 처음으로 먹는 중간에 배향이 느껴졌습니다.
자주 먹어봐도 잘 알 수 없는, 오묘하고 깊이 있는 맛에 놀라왔고. 먹을 때마다 만족감을 주는 떡이었습니다. (스무 번 가까이 방문하고. 십여 차례 선물용 떡을 구입하면서 떡을 계속 먹어봤었는데요. 아직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평범한 떡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 두텁 떡
4~5월 양평 용문사 근처에서 직접 채취한 어린 쑥만 넣어 만들었다는 쑥갠떡입니다. 쑥갠떡을 먹어보니. '쑥과 맵쌀이 유혹하듯 리듬에 맞춰 입 속에서 춤을 추는 동안, 꿀(밀랍)의 입 맞춤이라는 또 다른 유혹이 시작됩니다.'
쑥 향이 강하게 느껴졌고. 먹고 난 뒤 입 술에 남겨지는 뒤 여운이 상당히 좋네요.
▲ 쑥 갠 떡
쇠머리떡은 서리 태, 쥐 눈이 콩, 밤, 호박, 울타리 콩을 양평 산 찹쌀과 함께 쪄 낸 떡으로 설탕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콩 등의 재료를 겨울에 말려 당도를 최대한 끌어내게 한 후 쇠머리 떡 재료로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찰떡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봤더니 깊은 인내가 필요한 떡이었습니다.
▲ 쇠머리 떡
꿀과 소량의 설탕과 간장을 넣은 약식은 재료준비에서 완성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7~8시간 뜨거운 열에도 견뎌냈다는 찹쌀 알갱이가 탱글탱글 해 보였는데요. 약식을 먹어보니 짭조름했고. 쫄깃한 질감의 찹쌀 속에 대추 잣 밤 등의 향이 어울려졌습니다. 먹고 난 뒤 잣 여운이 길게 느껴지네요. 보약 같은 약밥이었습니다.
▲ 약식
백편은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촉촉했는데요. 잣 고물과 꿀이 들어간 떡이었고. 호박 편은 호박 맛이 입 안 가득 느껴지면서 부드러운 촉감이 기분을 좋게 해줬습니다. 대추 편을 먹어보니 은은하게 입 안에 퍼지는 대추 맛과 부드러운 맵쌀의 조화가 좋게 느껴집니다.
▲ 위에서 부터 백편, 호박 편, 대추 편
오후 2시에 단자가 나온다고 해서 근처 커피 전문점에서 4시간 기다림 끝에 구입, 먹어 본 색 단자와 유자단자 입니다. 두 떡 모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작은 크기의 떡이었고요. 절구로 찐 찹쌀을 꿀에 바른 후 소를 넣고, 미리 채 썰어놓은 석이버섯, 대추, 밤 고명과 잣가루를 넣어 만들었다는 색 단자의 모습은 무척 화려해 보였습니다.
색 단자를 먹어보니 대추 밤 등의 씹는 식감과 유자와 대추 향이 입 안 가득 느껴졌는데요. 뒤 여운이 길게 느껴졌고. 꽤 강했습니다. 이곳 떡 집에서 가장 뒤 여운이 오래 남는다고나 할까요? 펀치 등의 기계도움 없이 손으로 떡 매를 치고 대추, 밤 등도 직접 채 썰어 만드는 정성이 있었기에 이런 모습과 맛이 나올 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청각을 자극하는 ' 사각사각' 소리에 귀를 기우리다보면, 어느새 달콤하고 향긋한 노래 소리가 들려오고. 이내 메아리로 남아 자꾸만 환청이 들려온다. 메아리의 주인공은 색 단자라 하던가? "
▲ 색 단자
유자단자를 먹어보니 부드러운 찹쌀이 입 안에서 녹아내리면서 이내 입 안 가득 유자 향과 잣 향이 느껴졌습니다. 유자단자도 뒤 여운이 깊고 강했는데요.
색 단자와 유자단자는 재료의 맛과 향이 강해서 서로 같이 먹는 것 보다는 일정시간 여유를 두고 먹어야만 특징적인 맛을 제대로 음미 할 수가 있었습니다.
▲ 유자 단자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 비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지다 보니. 예전에 못 느꼈던 재료들의 맛이 좀 더 느껴진다는 것이었는데요. 이곳 떡은 자연이 선물해준 좋은 재료를 정성을 더해 만들어 낸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두 영수증 모두 송편 만원 포함) 매장에서 판매되는, 떡 한개 씩 구입 한 영수증
떡의 미학 총평
몇 달 동안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재료에 정성까지 더해 완성하는 이곳 떡은 옛 맛을 지켜내고 이어나가기 위해 돌절구에 떡 매로 떡을 치고, 호두 껍데기를 손톱으로 일일이 까는 등 수작업으로만 모든 작업이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그로 인해 생긴 고충이랄까요? 방송 후 손 목에 무리가 와서 양 쪽 손목 모두 수술하셔야만 했고. 가운데 손가락이 구부려지지 않는 사장님의 불편함과 고집이 있었기에 우리들이 정성 가득한 떡을 맛 볼 수가 있었나 봅니다. 곁에서 함께 떡을 만드는 조카들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엇고요.
' 급한 마음에 떡들을 먹는다면, 그 맛과 향을 모두 느끼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입 안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만 비로써 맛의 진가를 알 수 있었는데요. 커피와 같은 진한 음료와 함께 먹게 되면 떡이 가지고 있는 재료의 맛이 반감되는 것이. 음식을(떡을) 먹는 방법도 꽤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을 해 준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 해 만들어 낸 착한 떡" 이었네요.
에필로그
어떤 사람은 한 팩에 천 원짜리 떡에 기쁨과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예약을 하면서까지 먹을 수 있는 떡에 만족감과 행복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 ‘싸서 좋다. 나쁘다.’ ‘비싸서 좋다. 나쁘다.’ 라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고. 적절하지 못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 건강한 밥상 ' 이라는 관점을 봤을 때는 쉽게 맛보기 힘든 건강하고 좋은 떡이었다고. 단정 짓고 말할 수가 있었습니다.
영업시간 일요일 휴무
오전 9시부터 떡 소진까지 (*전화예약 위주로 판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89-50
연락처 02- 364-3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