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조잘조잘 떡볶이'는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사회복지 단체 'w-ing' 이 운영하고 있는 분식집으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는 10대 여성과 생활환경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자립심과 사회성을 키우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5년 전부터 분식집으로 운영을 하다가 올 4월부터는 메뉴를 간소화시키고 떡볶이 집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10대들이 만드는 떡볶이 맛이 궁금해 4일 연속 방문해봤습니다.
2014년 8월11일 첫 방문하다.
오전11시 이른 시간에 방문, 제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주방 안에서는 멸치육수 냄새가 나고 있었고. 떡 상자도 눈에 보였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직거래로 떡집에서 떡볶이 쌀떡을 맞춰 가져온다고 하네요.
벽면에 메뉴판이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이 직접 글을 쓰고 꾸민 것이라고 하는데요. 국산 쌀로 떡을 맞추고. 국산 고추 가루와 자연산 치즈를 사용한다는 문구에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 위: 메뉴판 아래: 원산지 표기
여러 가지 떡볶이 메뉴 중 조잘 떡볶이를 주문했습니다. 대파와 양배추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었고요. 열에 의한, 환경 호르몬 노출 위험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플라스틱 주걱 사용은 아쉬웠습니다.
▲ 조잘 떡볶이
일정시간 끓인 후 조잘 떡볶이를 먹어봤습니다.
떡볶이를 먹어보니. 쓴 맛이 났는데요. 멸치 육수 때문인지, 고추장(된장), 고추 가루 양념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몇 번 먹으면서 쓴 맛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고. 떡볶이 양념 맛이 느껴졌습니다. 고추 가루와 고추장을 섞어 만든 것 같은 양념장은 과일, 매실도 함께 들어간 것 같았는데요. 대파와 양배추가 더해져 깔끔한 뒤 맛이 좋았고.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 맛이었지만, 먹을수록 끌리는 매운 맛이 있었습니다.
떡볶이 떡은 가래떡 같은 느낌의 밀도 높은 탄력적인 질감이었는데요. 좋은 쌀로 떡을 만든 것 같았습니다.
특유의 면 냄새가 없어서 좋았던 쫄면과 잡냄새가 없던 어묵의 재료 상태도 좋아보였습니다. (공장 표 고추장과 양념 사용으로 채널A제작진이 원하는 착한식당이 아닐지라도) 이 곳 떡볶이는 충분히 건강한 맛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달고 매운 양념 맛보다 재료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거든 요.
볶음밥도 추가로 주문해서 먹어봤습니다. 떡볶이를 먹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맛을 내고 있었는데요. 마치 김치볶음밥을 먹는 것처럼 고슬고슬 잘 볶아진 밥에 참기름의 고소함 까지 느껴졌고. 그 맛은 과하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삭아삭 씹히는 미나리가 청각을 자극시키고 향긋한 향이 더해지면서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는 것이었는데요. 김밥 안에 미나리가 들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었지만, 떡볶이 볶음밥 안에 미나리가 들어간 다는 것은 처음 봤고. 평범하고 익숙했던 재료 하나가 음식의 풍미를 더해 준다는 것이 흥미로 왔습니다.
8월 12일 두 번째 방문하다
이번에는 궁중 떡볶이를 주문했습니다.
▲ 궁중 떡볶이
궁중 떡볶이는 피망과 양파, 버섯을 채 썰어 마늘과 고추기름, 간장 소스로 만든 떡볶이였습니다. 떡볶이 떡을 반으로 자른 모습에 정성이 많이 들어간 떡볶이라는 것을 느꼈으며. 붉은색 파프리카나 당근, 홍고추 등이 올라갔으면 색감적으로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궁중 떡볶이를 먹어보니. 짭조름한 맛이었고 끝 맛에 매콤함이 올라오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양념과 기름짐이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뒤 맛이 깔끔하지는 않았습니다. 기름짐에 피망과 버섯의 맛이 반감되는 것 같았고요.
그렇게 아쉬움도 가지며 떡볶이를 먹고 있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관리를 해 주시는 선생님이 두 번에 걸쳐 아이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어보고 평가하고. 이야기 하며 조리방법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단순히 팩에 담긴 소스를 넣어 만들어 팔기만하는 인스턴트 떡볶이 집과는 다른 곳임을 알 수 있었고. 궁중 떡볶이에 대한 아쉬움이 기대감으로 바뀔 수가 있었습니다.
식사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떡볶이를 먹어보고 평가하고 있었네요.
8월13일 세 번째 방문하다.
이번에는 과일 떡볶이를 주문해봤습니다.
▲ 과일 떡볶이
떡볶이와 과일 속에 치즈를 넣어 조리했다는 것이 흥미로 왔는데요. 간장과 물엿 등으로 조리하고. 땅콩으로 고소함을 더한 모습이었습니다.
과일 떡볶이를 먹어보니 간장 맛이 먼저 느껴지면서 물엿의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짠 맛과 단 맛이 있는 양념조화와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달콤하고 새콤함이 더해진 떡볶이로 치즈 먹는 재미도 있었고. 브로콜리와 양파 등의 채소가 더해진 떡볶이였습니다. 여러 가지 맛을 치즈가 중화 시켜주는 느낌이 있었지만, 간장의 짠 맛과 물엿의 단맛 때문인지 먹고 난 뒤 느낌함은 있었네요.
8월14일 네 번째 방문하다.
선생님과 매니저님이 휴무인 날이라고 하는데요. 어린 친구들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대 파를 다듬고 있었고. 다른 친구는 주방 안에서 멸치 육수와 우동국물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들깨 떡볶이를 주문했습니다. 들깨 떡볶이는 들깨와 멸치 육수를 섞어 만든 떡볶이였는데요. 들깨 수제비를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 들깨 떡볶이
들깨와 함께 특이하게 쌀가루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감칠맛과 떡볶이 국물의 농도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일정시간 끓이니. 국물이 걸쭉해 졌습니다.
들깨 떡볶이를 먹어보니 신기하게 닭죽을 먹는 것처럼 구수한 맛이 진하게 났습니다. 부추와 버섯의 향긋함이 느껴졌던 이 떡볶이는 간을 살짝만 한 것 같은, 심심한 상태였습니다.
어느 정도 먹어본 후. 소금을 한 스푼 넣어 다시 끓여봤습니다.
소금을 넣어 먹어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간이 맞춰지면 구수한 맛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곳 들깨 떡볶이의 매력을 느끼려면 소금 간은 최소화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외 만두 3종류와 라면도 판매하고 있었지만, 사 먹어보지는 못했네요.
▲ 위: 전체 메뉴판 아래: 4일 연속 방문 흔적
조잘 조잘 떡볶이 총평
조잘 조잘 떡볶이 집은 선생님과 매니저, 그리고 4명의 스텝 아이들과 2명의 인턴 아이들이 함께 운영해 가고 있었습니다. 10대 여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참여하고 영업하는 분식집으로 그 모습이 보기 좋았고. 요리 전문가의 손길이 있는 것 같은 떡볶이 조리법은 선생님과 10대 여학생들이 의논하면서 만들어 진 것이어서 놀라왔는데 요. 좋은 재료에 건강한 마음이 더해져 떡볶이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떡볶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10대 학생들의 정성을 교감 하면서. 그 시절 나는 무엇을 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네요
fun
조잘 떡볶이는 순진한 모습으로 처음과 달리 나에게 반한 듯 빨갛게 변해있었고. 궁중 떡볶이는 기름지고 짭조름한 익숙한 맛으로 손짓하지만 어른스런 느끼함이 있었고, 과일 떡볶이는 바나나가 좋아? 파인애플이 좋아? 하며 달콤함으로 유혹하고 있었는데요. 딸기 사랑에 빠져있지 않았으면 넘어갈 뻔 했네요. 들깨 떡볶이는 처음에는 아무 표현을 하지 않다가 나에게 흑심을 품은 듯, 거뭇거뭇한 들깨의 구수한 맛의 매력을 보이며 저에게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영업시간 일요일 휴무
월, 화, 목, 금, 토 오전 10시~ 오후 9시
수요일 오후 3시~오후 9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8-15
연락처 02-323-3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