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영동분식'은 도곡로 51길. 역삼동에 위치한 약 40년 전통의 분식집으로. 1938년생이신, 만 80세 주인할아버지와 78세 주인할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 곳 떡볶이 맛이 궁금해 찾아가봤습니다.
2018년 3월 2일, 3월 3일, 3월 4일. 3일 연속 방문하다.
역삼 래미안 아파트 입구. 길섶근린공원 앞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었습니다.
배우 하정우 단골 떡볶이 집인 잠원 떡볶이처럼, 부촌이라 할 수 있는 강남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곳에 노포 음식점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재개발로 몇 년 후. 이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영동떡볶이.
가게 안을 들어가 보니. 조리되고 있는 떡볶이와 어묵. 순대 등이 보였습니다.
조리되고 있던 떡볶이는 소스(국물)가 넉넉하게 많아 보였지만, (조리되는 정도에 따라) 걸쭉하게 변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 아래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이곳 떡볶이는 소스(국물)가 걸쭉할 정도 로 조려져야만, 떡과 함께 이곳만의 소스 장점이 잘 표현됩니다.
꼬챙이에 어묵이 접혀있는 옛날식 어묵.
백백 분식 등 노포 떡볶이 집에서만 볼 수 있는 어묵 스타일로. 요즘 서울에서는 이런 어묵 스타일을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벽면에 벽지가 붙여진 가게 안은 오래되어 보였고. 전통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이곳은 포장마차로 시작을 했고. 재개발 후 가게를 얻어 지금까지 이어 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당시에는 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세월의 흐름에 홀 손님은 예전과 달리 줄어들었지만, 강남 세브란스 병원 등 포장 손님이 많고. 어른 손님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들도 찾아주고 있다고 합니다.
메뉴판입니다.
먼저 떡볶이와 어묵 국물을 주문. 제공받았습니다.
고소함이 느껴지는 어묵에 시원한 감칠맛도 느낄 수 있었던 어묵국물. 간이 강하지 않은 절제된 깔끔함이 있었습니다.
떡볶이 1인분 2.0
떡볶이 소스를 먼저 맛 본 후 깜짝 놀(라)랐었습니다.
여러 가지 채소를 갈라 넣은 고춧가루 양념장이 기분 좋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는데요. 마늘의 특유의 향이 과하지 않게 감싸주는 채소의 청량감과 달콤함이 어묵 국물과 만나서. 라이트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고춧가루 양념을 일정기간 숙성시켜 사용하고 있었던, 다대기 양념 속에 감칠맛 내는 양념 맛이 적절하게 다가오는 것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어마 어마한 맛의 포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떡볶이라는 음식 맛에 충실하면서도 맛의 밸런스가 완벽했거든요.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떡볶이 사진만 보고 알아채셨을 텐데요. (갈려진 것이 보이는 소스뿐만 아니라) 상도동 오시오 떡볶이. 상계동 다리분식처럼, 떡이 어슷썰기 되어져 있었습니다.
*1938년생. 올해로 만80세가 되신 주인할아버지께서 매일 직접 판 떡을 손으로 떼고. 하나하나 잘라낸 것이라고 합니다. 떡 하나만 봐도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쉽고 편하게 조리하려고 판 떡보다 봉지 떡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는데요. 그 선택으로 떡볶이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인 우리들은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떡볶이 집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런 판 떡은 본연의 떡 맛이 느껴지지만, 대부분의 봉지 떡은 주종, 기름 등의 시큼한 첨가물 맛이 먼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 맛을 가리기 위해 소스 맛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떡볶이 떡은 밀 떡의 장점과 쌀 떡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었습니다. 뜨거울 때는 말랑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온도가 식을수록 쫀쫀한 특유의 식감이 잘 표현되는 떡이었습니다.
*저의 이야기에 주인할머니는 "과거에는 쌀떡을 사용했었지만, 요즘은 어린 학생들이 잘 안 먹어서. 쌀에 밀가루를 섞은 맞춤 떡을 사용하고 있다. " 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잘 조리된 떡볶이는 탱탱하면서도 쫀득하게 다가오는 떡의 치감이 뇌를 자극했고. 매콤함을 감싸 안는 달콤함이 청량감을 더한, 구수함이 함께 잘 어우러지고 있었습니다.
익숙함이 있으면서도 달랐던, 이곳 떡볶이 맛은 정말 묘(해)했습니다. 주인할머니의 마법의 손저울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완벽하고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주 재료인 고춧가루가 현악기. 바이올린 역할을 하면서. 멜로디를 만들어간다고나 할까요? 여러 가지 채소의 맛은 목관악기의 클라리넷처럼, 부드러운 달콤한 맛을 이끌어 내고 있었고. 마늘은 금관악기인 트림 본처럼, 존재감이 드러나지만, 튀지 않았고. 다른 재료 와의 화음을 맞춰주고 있었습니다.
떡볶이는 갓 끓여진 것. 중간. 많이 조려 진 것 모두 먹어봤었는데요. 소스가 자극적 이지 않고. 기분 좋게 다가오다 보니. 갓 조리된 것보다는. 많이 조려진 것이 이곳 떡볶이의 장점을 가장 잘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는 떡볶이 떡이 쌀+밀떡이고. (밀도가 높은 떡이라서) 오래 조려져야 떡에 소스가 겉돌지 않고. 잘 배어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떡볶이를 먹다보니. 떡에 소스를 푹 찍어먹는 제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달큰(달짝지근)하게 다가오기도 했던, 이곳 소스는 채소 등을 넣은 정직한 맛이었고. 깔끔함이 있었습니다.
첫 방문당시. 튀김도 주문해봤습니다. 주인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튀김이라는 것을 주인할머니에게 들었거든요.
이곳의 비밀메뉴인 떡꼬치와 함께 튀김2개를 주문했습니다.
* 원래는 튀김 1인분 4개씩 주문되지만, 혼자 와서 많이 주문해 먹었기에 주문 가능했습니다.
화려한 기교가 들어 간 것이 아닌, 재료의 맛이 잘 표현되는 (평범함을 가진) 정직한 튀김이었습니다.
떡볶이뿐만 아니라. 이곳에 온다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인 떡꼬치.
메뉴판에 따로 적혀있지 않아서. 이 메뉴를 알고 있는 단골손님만 주문한다는 떡꼬치 입니다.
1인분 6개 2.0 (3개 1.0)
떡볶이 양념장처럼, 고춧가루 다대기 양념을 사용한 떡꼬치는 (떡볶이 양념 보다) 산미와 함께 달콤함이 더 도드라져 느껴졌습니다.
*떡볶이와 마찬가지로 (비슷하지만 다른 재료 비율로) 고춧가루 다대기 양념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기름에 튀겨져) 기름에 코팅된 떡의 겉 부분이 고춧가루 다대기 양념과 만나서. (고추기름이 아니지만) 그런 유사함의 풍미. 감칠맛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좋은 재료로 떡을 만들고. 만든 지도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신선함이 느껴지는 떡의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치감이 뇌에 인지되면서. 매콤함을 감싼, 양념장의 달콤함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떡꼬치였습니다. 떡꼬치의 맛을 극대화시키고 있었단 달콤함은 여러 가지 재료가 믹스된 달콤함이었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먹어 본 떡꼬치 중 가장 맛이 좋았다. 라고 느껴졌던 것은 일반적인 떡꼬치와 달리. 이곳 분식집의 장점인 떡 맛이 잘 표현되었고. 숙성시킨 소스 맛이 잘 어우러(져)지고. 맛도 깔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떡볶이뿐만 아니라 떡꼬치도 포장이 됩니다만, 포장해 갈 경우 식어지면서. (이곳 떡의 특성 상) 쫀쫀 해진 떡 맛이 더 잘 표현됩니다만, 상대적으로 이곳만의 소스 맛이 반감될 수 있습니다.
이곳 안에서 바로 먹어야만, 이곳만의 떡꼬치 (소스)장점이 잘 표현되고. 베스트 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단, 좀 더 도드라진 떡 맛(식감)을 원한다면, 포장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좋은 떡볶이 맛에 1인 분 추가 주문해 먹기도 했습니다. 세 번 방문, 7천원. 4천원. 6천원 계산했습니다.
78세 주인할머니. 만80세 주인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음식 먹고 계산 후. 정수기 물을 먹으니. (정수 물이라도) 입 안에 남은 음식 맛의 여운에 (물이 가장 맛있는 온도인) 시원함이 느껴지는 온도로 다가오니. 마치 산 속, 약수 물 먹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먹는 음식마다 다 맛있다고 하는 먹 방 요정도 아닌 유치찬란이 물까지 맛있게 느껴질 정도로 주인할아버지. 주인할머니의 손저울의 마법이 더해진 이곳은 오래된 분식집이지만, 모든 것이 새롭고도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와인도 제조실과 저장실에 따라 맛이 좌우될 수 있듯이 이곳도 그런 재료 숙성 마법이 숨어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날의 떡볶이. 떡꼬치 맛과는 분명 다르기에 엉뚱한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사실 이곳 떡볶이가 다른 곳과 달리 특별(한)하고. 맛이 좋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사업으로 집이 일곱 채가 있을 정도로 풍족한 생활을 하다가. 1979년 10. 26 사건이 터진 후. 자금융통이 안 되어서 당시 10억 원 정도를 손해를 입고. 가진 돈이 아무것도 없이 빈손이 되었을 때. (당시 집값이 쌌던) 이곳으로 이사 오게 되었고. (다른 분의 도움으로) 빈 포장마차를 구해 떡볶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할머니가 서른여덟. 젊은 시절 이야기이니. 벌써 40년 전, 이야기라고 하시면서. 남과 똑 같아서는 잘 될 수가 없다. 자식들 모두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죽어라 연구해서 만든 우리만의 떡볶이 레시피의 비밀은 정직함이다. 남과 차별되게 좋은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거의 매일 배달이 들어오고,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이 있어 기쁘고. 지금까지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라고 말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손님이 뜸해 졌지만, 당시에는 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었다. 재개발 전, 200만원만 보탰으면 이곳 역삼동 아파트 살 수 있을 정도로 (떡볶이를 만들면서) 돈을 벌기도 했었지만, 자식 모두 대학 보내기 위해 당시 집 사는 것을 포기했었는데. 지금도 후회는 없다. 곧, 이 건물이 재개발이 되어 없어질 것인데. 그 땐 다른 곳으로 옮겨서 내가 만든 떡볶이를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맛보이고 싶다. 라고 말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팁.
1. 떡볶이는 마늘 채소 등을 더 한, 고춧가루 다대기 양념 떡볶이로. 밀과 쌀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맞춤 떡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2. 메뉴판에 없는 영동떡볶이의 비밀메뉴가 있습니다. 그 비밀메뉴인 떡꼬치는 떡볶이와 함께 꼭! 먹어봐야 할 메뉴입니다.
3. 떡꼬치를 먼저 먹는다면, 떡볶이 맛이 반감될 수 있습니다. 선) 떡볶이. 후) 떡꼬치. 그리고 음식을 다 먹은 직 후. 이곳 정수기의 차가운 물을 먹어본다면, 입 안에 남은 음식 양념의 여운이 더해져서. 약수 물 먹는 듯한 시원한 물맛의 극치를 맛 볼 것입니다.
에필로그
죽기 전에 먹어봐야 할 음식 콘셉트로 하는 케이블 음식방송이 있기는 하지만, 유치찬란은 그 콘셉트의 음식점보다도 더 중요한 곳이 이곳 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떡볶이 마니아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지금 당장 먹어야 할 서울 떡볶이 집 리스트로 1. 신수동 국물떡볶이 2. 금호동 포장마차 할머니 떡볶이 3. 이곳 영동 떡볶이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 4. 왕십리 만나 떡볶이와 함께)
언급한 떡볶이 집 모두 방송출연 거절로 전국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분식집 역사적으로나 떡볶이 맛으로나 꽤 훌륭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목포 최고의 노포떡볶이라 할 수 있는 싱글분식이 갑자기 사라졌듯이)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는 이 음식을 망설이다가 먹어 보지도 못할 수도 있으니. (이곳은 재개발로 아파트 들어설 예정) 건물과 함께 없어지기 전에. 떡볶이의 친숙함에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는 용기를 가져보길 바라겠습니다.
그 용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떡볶이 맛의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 스펙트럼이 넓다. 라는 것을 인지하고.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58-11 (도곡로 51길 31)
연락처 02- 554-7372
당분과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떡볶이는 열량도 높아서 반복 섭취 시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