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맛있는 집'은 북가좌동 주택가에 위치한 간판 없는 떡볶이 집으로 (뚱땡이 할머니 떡볶이로 불리던 똘이 분식으로 8년. 이곳에서 13년) 약 20여 년 동안 떡볶이를 만들어 온 주인할머니가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찾아가봤습니다.
2016년 10월 4일. 10월 5일 방문하다.
증산 역 2번 출구 앞 해 담는 다리를 건넌 후 우회전. 반디앤보스케 스튜디오& 키친 카페 옆 골목 안 사거리 세탁소 앞 주택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도보로 5분~10분 거리.)
떡볶이를 포장하러 온 손님 차 안 쪽, 반 지하에 오늘 가려는 곳이 있었습니다.
진짜 아는 사람이 아니면, 지나칠 수밖에 없는 허름한 공간. 간판도 없는 떡볶이 집이었습니다.
간판은 없었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에 상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명동에서 헤어컷을 한 후. 평일 오후 1시 넘은 시간쯤에 들린 것이었는데요. 떡볶이를 먹으러 온 손님들이 있었고.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워낙 방송 맛 집과 인터넷 맛 집이 많다보니. 웬만큼 유명한 곳들은 동네 손님보다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는 것을 느끼게 되곤 하는데요. 이곳은 정말 동네 맛집. 동네 주민들이 찾아오고 있었고. 방과 후 시간이 되면 학생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틀의 방문을 통해 실제로 학생들도 찾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연찮게 떡볶이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국산 태양초 고추 가루에 설탕과 조미료 등의 양념에 당일 빼온 밀떡에 어묵. 대파를 넣고 한소끔 두소 끔 끓여 완성시켜내고 있었습니다.
주인할머니는 우리 맛의 비법은 *재래종 건고추인 (태양초) 조선 고추를 내가 직접 골라 빻은 것을 사용하는 것에 있다고 하면서. 좋은 고춧가루는 향(풍미)도 좋을 뿐만 아니라 단맛과 감칠맛도 있다고 얘기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고추를 직접 고르고. 빻는 과정을 꼭 지켜볼 정도로 재료에 대한 신경을 상당히 쓰고 있다고 이어서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 고추가 16세기 말~17세기 초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재래종 조선 고추라는 말이 어색하디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을 거쳐 우리나라 토양. 토질에 맞게 (토착화 되어) 자란 고추는 그 품질(맛)이 우수하다고 합니다.
주인할머니는 조리 타이밍. 열에 가하는 시간이 맛에 영향을 준다면서. 조리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식혜처럼 시큼한 맛이 난다고 얘기해주기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판매되는 것을 신경 써가며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 어슷썰기 된 공장 표 밀떡의 경우 떡 위에 첨가물 기름이 발라져 있어 시큼한 맛이 나는 경우도 있어. 전체적인 떡볶이 맛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조리를 하면서 그런 맛으로 해석해주시는 것이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이곳 재료 비율로 떡볶이를 만들 경우. 시간이 지나게 되면 식혜 맛이 난다는 것이요.)
떡볶이 만드는 과정을 지켜 본 후 중간 매운 정도의 떡볶이 1인분과 삶은달걀 1개를 주문했습니다. 떡볶이는 하얗게 (순하게.) 보통. 아주 맵게. 이런 식으로 맵기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메뉴판입니다. 튀김은 요즘 판매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중간 매운 (보통)맛. 떡볶이 1인분.
떡볶이를 먹어보니. 맵게 느껴지는 고추 가루의 자극이 뜨거운 온도. 따듯함에 입 속에서 더 도드라져 느껴지면서. (보통사람 입 맛 기준) 살짝 아리는 매움이 (혓바닥보다는) 볼 안쪽에 좀 더 자극적으로 느껴지면서 단 맛이 그 자극 속에 살포시 감춰지는 맛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조리 정도. 비율에 따라 단 맛이 더 도드라질 수도 있는 떡볶이입니다.)
떡볶이에 들어가는 재료를 봤었기에. 개그맨 김 국진 버전으로 (어라? 저 재료들로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할 정도로 단 맛이 가려진(어우러진) 청량감 있는 시원한 매운 감칠맛이 기분 좋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주인할머니는 특별한 비법은 없고. 태양초 고춧가루, 밀떡, 어묵 등 좋은 재료만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고추 가루는 신경을 상당히 쓰고 있다고만 얘기해주시면서. 향이 좋고 단맛이 더해지면서 감칠맛 있는 고추 가루는 정말 가뭄에 콩 나듯하지만, 그런 고추 가루를 사용하려고 항상 신경 쓰고 있다는 얘기를 다시 한 번 더.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밀떡은 막 끓여졌을 때는 휘어질 정도로 부드러움이 있었고. 쌀떡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치아의 움직임에 부드럽고 말랑하면서 쫀득하게 씹히는 떡의 식감도 좋게 느껴졌습니다. (주말은 공장이 쉬어서 받아놓고 쓸 수밖에 없지만, 평일에는 항상 당일 나온 밀떡을 사용하고. 반죽이 질거나 하면, 가져오는 곳에 항상 잔소리를 해서 그나마 이런 떡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어묵도 부산 어묵.
대파의 시원한 풍미가 떡볶이 맛을 전체적으로 잡아주고 있었고. 삶은 달걀도 함께 먹을 수 있었습니다.
떡. 삶은 달걀을 아이스박스 안에 두고 사용하고 있었던 이곳. 사진에 담지는 않았지만, 주방의 식기 보관 등 위생에 취약한 부분. 단점이 보였고.고추 가루. 떡. 어묵.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장점도 눈에 들어오기도 했는데요. 사실 이곳은 간판도 없는 허름한 곳이지만, 5년 전, 생활의 달인에서. 작년에는 응답하라1988 드라마. 브라질 떡볶이집 촬영지로 섭외되기도 했었던 곳.
주인할머니는 한 때 암 4기가 될 정도로 많이 아프신 적이 있었고. 주인할아버지도 거동이 많이 불편하신 상태이십니다. " 몸이 불편한 적이 있었기에. 큰 욕심이 없고. 지금에 감사하고 살고 있다. 방송에 알려지거나. 돈을 벌어 삶의 질이 좋아지거나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냥 이렇게 밥 벌어 살 정도인 것에 감사할 뿐이다. " 라고 말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시면서 인터넷에 처음으로 이곳을 알려 주어서 밥벌이라고 하게 해 준 것이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첫 날에는 떡볶이 값을 안 받으셨고. 떡볶이를 나눠먹으라고 포장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남동 공단 떡볶이나. 영도 분식. 이 곳 등은 우연찮게도 제가 처음으로 인터넷 글을 통해 소개했었거든요.) 두 번째 날에는 2천5백 원 계산했습니다.
느낌.
1. 분명 조미료와 설탕이 듬뿍 들어간 떡볶이임에도. 좋은 고추 가루와 좋은 밀떡을 사용해 떡볶이의 풍미가 좋다는 것이 흥미로 왔던 곳이었습니다. (당일 빼온 밀떡을 조리하면서 나온 전분이 자연스럽게 떡볶이 소스와 어우러져. 풀을 넣은 것처럼 걸쭉함과 함께 특유의 감칠맛도 있었고요.)
2. 보통 입 맛을 가진 사람 기준. 단 맛과 조미료. 고추 가루의 매운 맛이 그대로 전해지는 떡볶이이기 때문에.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떡볶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팁
1. 매운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곳. 보통 맛 기준. (보통 사람 입 맛 기준으로 매워서 못 참을 정도가 아닌, 입 안이 쓰읍~할 정도의) 자극적인 맛을 가진 떡볶이. 맵게 느껴진다면, 삶은 달걀 함께 먹게 되면, 먹은 후 속이 덜 불편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더. 맵기 조절과 조리정도에 따라 맛의 감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통 매운 맛 기준.) 갓 끓여져 뜨거울 때면 고춧가루의 매운 풍미가 높게 느껴지고. 일정 시간이 지나 식게 되면 설탕의 단 맛이 좀 더 도드라져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2. 재료를 아이스박스에 보관하며 사용하는 곳. 식기 보관 장소 등 일부 조리환경은 낙후된 곳입니다. 깔끔한 조리환경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위생적인 반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업시간 낮 12시 ~오후8시 주말에는 재료 2~3시간 빨리 소진. 일찍 마감.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311-6
연락처 02-305-1906
* 당분과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떡볶이는 열량도 높아서 반복 섭취 시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