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들은 리즈시절이 있듯. 떡볶이도 그 곳에서 가장 맛있었을 때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반박불가. 1인분 5백 원. 6백 원이었던 시절이 그 곳의 전성기이자. 맛의 전성기였듯이. 종로 3가 하루 한 판 떡볶이도 2014년~2015년 정도까지 맛의 리즈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좋지만, 그 당시의 떡볶이가 매력이 더 있었다고 유치찬란은 생각하고 있거든요.
2014년 당시까지만 해도 물(육수)의 도움 거의 없이. 파 즙으로 수분을 더하고. 15분~20여분 떡볶이를 볶아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떡볶이 조리 과정에 수분이 거의 없어 떡볶이 떡이 꾸덕했고. 떡 질감도 쫀쫀하고 쫄깃한 식감이 있었습니다.
▲ 2014~2015년까지의 종로 3가 맛나분식 떡볶이
2015년~2016년 이후부터 떡볶이 판이 커지고. 한 번에 만드는 양이 많아지면서 주걱으로 뒤적거리기 힘들어졌고. 그래서 떡볶이 조리과정에 수분(물, 육수)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서. 떡볶이 떡의 꾸덕함. 특유의 쫀쫀한 식감은 덜해졌습니다. (주인할머니는 예전과 똑 같다고 말은 하시지만,)
우리들은 그런 식감이 사라진 그 이후 떡의 식감과 맛을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열광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이 어떻다. 저렇다. 하면서요..!! (물론, 그 이후의 떡 식감도 훌륭해 지금도 서울에서 손꼽히는 쌀 떡볶이라 생각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떡 박물관 직원들이 단골이었을 정도로 레전드라 할 만큼, 떡 식감이 꽤 좋았었습니다.)
▲ 2016년 이후의 종로 3가 맛나분식 떡볶이
재미있죠? 직관적 선택을 좋아하는 우리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듯이. 이야기를 합니다만, 이렇듯 (알려지지 않은 맛의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때에 따라 일부 오류도 있을 수도 있는 것처럼요. 환후(냄새에 대한 착각). 환미(맛에 대한 착각)로 인한 환각(맛 지각에 대한 뇌의 착각)을 하는 것처럼 요.
또한, 유명 맛 집인 경주 교리김밥처럼, 지역 식습관에 따라 간(짠맛)이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생활의달인에 부침개 김밥으로 소개된 옛날김밥 집의 경우 전북 정읍 주민들이 (서울 기준으로 봤을 때) 조금은 맵게 먹고. 간간하게 먹는 식습관에 어묵 국물을 제공하기 전, 어묵 국물에 양파 양념간장을 넣고 제공하는 것이 그런 이유 중의 하나 일 것입니다.
▲ 정읍 옛날김밥 어묵국물
부안 지역에서 재배한 좋은 쌀로 만든 가래떡을 사용하는 정읍 옛날김밥 떡볶이는 그런 지역 특징과 맞물려. (서울 보통 사람 입맛 기준) 조금은 맵고. 간간했습니다. (구수한 풍미와 함께요.)
*지역 식습관이 반영된 어묵국물과 떡볶이. 본인 입맛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하면서.이 곳은 왜 이런 맛일까? 이런 호기심이 생길 수만 있다면,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맛있는 탐구생활을 유치찬란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 정읍 옛날김밥 떡볶이
평소 우리는 제한된 정보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고. 본인 입맛 기준으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이처럼, 그 곳만의 특징적인 부분을 이해하게 된다면, 좀 더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는 맛있는 탐구생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주 돌아온 떡볶이의 경우. 들어가는 재료가 많다보니. 최소 30분 이상 온 숙성이 이루어져야 맛의 안정화가 이루어져. 맛의 어우러짐이 생기는 것처럼 요.
그리고 우리들은 방송에 소개된 떡볶이 맛 집이 전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방송 거절로 전국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숨어있는 떡볶이 맛 집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서울만 해도 영동떡볶이. 신수동 국물떡볶이. 철길떡볶이 등 꽤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요. 떡볶이 맛 집에는 방송에 소개된 떡볶이 집과 방송에 소개 안 된 떡볶이 맛 집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 가 아닌,
오늘은 방송에 소개 안 된, 부산 숨어있는 떡볶이 맛 집 중. 최고라고 할만큼, 맛의 완성도가 높은 떡볶이 집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떡볶이 경험이 많은 유치찬란이 왜? 이곳을 부산 최고의 쌀 떡볶이 맛 집이라 하는지. 그 부분에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선다면,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유치찬란입니다.
'신가네호떡김밥떡볶이' 는 . 2대 사장님인 아드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울산에서 약 3년. 부산 동래시장 內 23년 동안, 분식 메뉴를 만들어 온, 26년 전통의 분식집입니다. 저는 약 8년 전에 두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찾아가봤습니다.
2019년 6월 12일. 22일 두 번 방문하다.
부산 동래구 복천동 동래시장 內 위치해 있었습니다.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었습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오는 아이까지 찾아오는 분식집이었는데요. 주 고객은 어른이었습니다.
상당히 커 보이는 어묵 국물(통).
어묵 육수는 미원. 쇠고기 다시다 등의 조미료(향미증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꽃게. 건새우. 디포리. 다시마 등 천연재료로 맛을 낸 국물이었습니다.
떡볶이 만드는 과정을 보니.
장흥에서 재배한, 품질 좋은 국산 쌀로 당일 만든 가래떡을 천연재료로 맛을 낸 어묵 육수에 데친 후, 떡볶이 판에 옮기고.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글루텐 함량이 높은 밀가루로 만든 떡의 경우. 액체에 녹지 않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 성분이 많은 밀떡이기에. 물과 양념이 더해진, 조리과정에. 열에 의해 부풀어 오르면서 (압력이 높아지면서 삼투압 현상 등의 작용으로) 밀떡 속에 양념이 베이는 현상이 비교적 잘 일어나고.
글루테닌이 없어. 글루텐이 형성되지 않는 쌀로 만든 떡의 경우. 녹말성분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쌀떡은. 조리과정에 물에 넣고 가열하면, 녹말의 규칙적인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풀처럼 점성이 강하게 됩니다. (조리과정에 압력이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높은, 밀떡에 비해서. 분자는 크지만, (떡을 만드는 과정과 조리 과정에) 점성이 강해진 쌀떡은 "상대적으로" 양념이 잘 안 베이기도 합니다. (즉, 조리시간에 따른, 떡볶이 맛의 완성도나 떡과 양념의 밸런스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두툼하게 자른, 무채를 미리 양념해. 삼투압 작용으로 수분이 빠지고 아삭해진 무를 넣고 -> 무말랭이 보다 식감이 더 살아있는 정도.
고춧가루 등 여러 재료들이 더해진 양념장을 숙성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묵과
대파와 함께 어묵 국물 등을 더 해 만들고 있었습니다.
눈치 채신 분 있으신 가요?
이곳도 부산(경상도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탕 조리법으로 떡볶이를 만들(어)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듯이 중탕조리법은 약 350년 전, 대한민국 최초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도 볼 수 있듯. 한식 정통조리법 중 하나입니다.
조리기구가 열원에 의해 생기는 복사열 조리가 아닌, 끓는 물이나 뜨거운 물의 전도열로 일정한 조리 온도를 유지. 떡볶이 판에 떡이 (퍼지거나) 들러붙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 대파 등의 성분과 양념 맛을 떡에 잘 스며들게 할 수 있는 조리법입니다.
*전도에 의한 열전달은 물질이동이 없이. 열에너지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이동하는 원리로 단시간 조리가 아닌, 장시간 조리에 적합할 것입니다.
먹음직하게 완성된 떡볶이.
떡볶이 떡(가래떡)과 같은 재료인 장흥 쌀로 만든, 김밥도 인기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주머니 두 분이 계속 김밥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어묵판 크기를 보듯, 손님이 많고. 분식집치고는 규모가 큰 곳입니다.
떡볶이. 김밥. 호떡 등 파트가 나뉘어져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아주머니 한 분은 튀김만두만 계속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도 먹어봐야 겠죠?
메뉴판입니다.
▲ 메뉴판
어묵 국물을 먼저 셀프로 먹어봤습니다.
슴슴한 간으로 만들어진, 어묵 국물은 웬만한 분이라면, 천연재료로 맛을 낸 것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로 자극적이지 않았고. 시원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떡볶이 1인분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양념으로 삼투압 작용이 이루어진, 아삭한 식감의 무가 들어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말랭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정도까지 말린 무는 아니었습니다.)
부산 최고의 숨어있는 쌀 떡볶이 맛 집이라고 유치찬란이 말하고 있는 것은 좋은 쌀로 만든 가래떡 식감이 예사롭지 않(아)기 때문이고. 미원. 쇠고기 다시다 등의 향미증진제(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천연재료로 대중적인 맛을 잘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뭣보다 떡 맛을 잘 표현하는, 소스의 속삭임. 어우러짐이 좋게 다가왔습니다. (깊은 풍미가 있지만, 무겁지 않은 깔끔한 맛.)
전주의 돌아온 떡볶이(구: 옴시롱감시롱) 가래떡보다는, 수분 함량이 높게 느껴지는 가래떡이었습니다. (어묵 국물에 데치는 과정이 더해진 떡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치아의 움직임에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쌀 떡. 자극적이지 않은 매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지고. 오묘한 감칠맛이 더해진 양념 맛이 환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잘 어우러지고 있었습니다.
이 떡볶이 맛의 오묘한 감칠맛의 일부는 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재료들이 숙성되면서 얻어지는 (유기산 등의) 특유의 산미에 무를 오래 조리되었을 때 형성되는 특이한 풍미와 찹쌀가루 등 천연 재료로 만든, 구수한 양념장의 감칠맛과 어묵 육수가 어우러지면서 이루어지는, 맛의 상승이 좋게 다가왔습니다.
*이곳에 방문하면서 처음 눈에 들어 온 것은 높은 품질의 쌀떡이었지만,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떡볶이 양념장이 의외로 퀄리티가 높았고. 그 맛이 너무 좋게 다가(와)왔고. 계속 떠먹고 싶었을 만큼, 절제된 맛의 어우러짐이 있었습니다.
무를 씹었을 때 느낄 수 있는 매운맛(유황화합물)이 이곳만의 재료(효소)와 함께 숙성되어 사라져 있었고. 달큰 함과는 또 다른 특유의 미묘한 풍미도 있었습니다.
▲ 떡볶이 양념장을 보면, 뭔가 갈려진 재료가 들어간 것이 보일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찹쌀가루 등 이곳만의 노하우가 들어간 떡볶이 양념장은 빛깔이 빨갛고. 곱게 보였습니다. (떡볶이 색깔이 아름다워.)
떡볶이 색깔이 아름다운 만큼, 은은하게 다가오는 구수한 감칠맛 여운이 좋았습니다. (꼭! 소스만 따로 먹어보세요.)
어묵도 함께
떡볶이 맛에 감동받아서. 천원어치 추가해 먹었습니다.
*두 번 방문 모두. 떡볶이를 추가해 먹었습니다.
유치찬란이 단언하건데. 부산에서 이만한 떡볶이 집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물론, 단맛. 매운맛 등 첫맛이 강해야만, 맛있게 느껴지는 분들은 저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번 부산 첫 방문 때. 이곳에 들리기 전, 해운대 빨간떡볶이를 오랜만에 먹어봤었습니다.
▲ 오픈 시간대 해운대 빨간떡볶이.
동래시장 신가네 떡볶이와 한 시간 간격으로 먹다보니. 두 떡볶이의 장점이 확연하게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빨간떡볶이의 경우 오픈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특유의 고춧가루의 향과 설탕의 단맛이 좀 더 도드라져 느껴지는 등. (->단맛이 주는 행복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중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느껴졌던, 해운대 빨간떡볶이는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동래시장 신가네 떡볶이는 좀 더 정갈한 맛. 깔끔함이 있었고. 절제된 맛의 어우러짐 속에 찹쌀 등의 구수함과 유기산의 산미. 육수의 감칠맛 등 여러 맛이 공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빨간떡볶이 집도 중탕 조리법을 사용. 조리 시간이 길어야 제대로 된 맛의 장점이 잘 표현되는데. 이번에 저는 오픈 시간에 방문. 베스트 떡볶이 맛을 먹어보지는 못한 것이었지만, 이전 세 번 방문했던 경험이 반영된 유치찬란의 생각입니다. 단순할 것만 같은 떡볶이지만, 상상하는 것 이상. 떡볶이 맛의 스펙트럼은 넓고. 그 동안의 경험에 의한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되기도 하는 음식입니다.